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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한국 최초의 게이 왕, 천추태후의 아들 목종(穆宗)


한국 최초의 게이 왕, 목종(穆宗), 980


고려의 제7대 임금, 좋은 인성을 지녔지만 능력부족으로 고려 사회에 위기를 불러일으킨 암군, 고려 역사상 처음이자 공식적으로 신하에 의해 폐위, 시해된 군주이자 게이 왕이다.


18세의 나이로 즉위하여 나름대로 정치를 잘 해나가던 목종의 불행은 그의 어머니였던 천추태후로부터 시작된다. 천추태후는 권력욕에 불타 아들인 목종의 나이가 성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빌미로 섭정하였다. 또한, 천추태후는 외척인 김치양과 간통을 저지른 끝에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은 후에 처벌받을 거라는 위기감과 목종에게 후사가 없는 것(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겐 관심이 없어서 아내도 선정왕후(宣正王后) 유씨 1명뿐이고 그녀와의 사이에 자식도 없었으며 젊은 나이에 후사를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었다.)을 노려 김치양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다음 왕위를 잇게 할 음모를 꾸민다. 목종 역시 저 둘의 사이를 알고 있었지만 다름 아닌 자신의 어머니라서 처벌하지 못했다.



천추태후의 총애를 등에 업은 김치양의 세력이 강성해지자 목종은 김치양을 견제하려 하였으나 천추태후의 잇따른 훼방으로 실패한다. 이 일을 계기로 하여 목종의 재위 초기에 보였던 의욕이 넘치던 모습은 사라져버렸으며, 신하와의 접견을 거부하거나 향락에 빠지는 등 갑자기 무기력한 군주로 변모하게 된다


이때에 유행간(庾行簡)이라는 사내와 동성 연인이 되었다. 유행간은 외모가 아름답고 신체가 뛰어나서 굉장한 미남이었다고 전한다. 이 덕분에 유행간은 목종의 총애를 받았고 별다른 공과 재주도 없이 벼슬과 재물을 얻었다. 이후로 유행간이 목종에게 발해 유민 출신인 유충정이라는 사내를 소개해주기도 했는데 그 역시 미모가 수려하여 목종의 총애를 받았다


목종은 신하에게 배신당해 30세의 젊은 나이로 강조에 의해 시해당하게 되어 삶을 마감한다.



유행간 : 목종의 측근이 되어 별다른 공이나 재주가 없으면서도 합문사인이라는 높은 벼슬에 올라 목종의 곁에서 정사를 좌지우지 했는데, 성품이 오만해서 신하들을 깔보며 고개와 눈짓으로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코들고 다니는 우아댁들 생각이...


유충정 : 유행간과 더불어 목종의 곁에 붙어다니면서 그의 측근으로 활동했는데, 그 또한 목종의 동성 연인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은 있지만 유행간과는 달리 목종과 유충정이 동성애를 했다는 직접적인 기록은 없다. 


(당시 목종이 유행간과 유충정을 제외하고는 아무하고도 만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들은 유행간과 유충정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어명과 같이 여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KBS드라마 <천추태후>에서도 목종의 게이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드라마에서 목종은 술이 취해 저자거리로 나와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한 광대패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 그중 여장을 하고 춤을 추던 유행간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후에 그 여인을 수소문하는데 여인이 아닌 사내라는 이야기를 듣고 목종은 충격에 빠진다. 또한 목종과 유행간의 동성애 장면이 꽤나 적나라하게 나왔다. 직접적으로 키스 장면이 나온 건 아니지만 키스 직전까지 나온다거나 같은 침대에서 동침하는 장면이 연출된 바 있다.



<유행간역의 박지우, 1983>


천추태후 역할로 채시라, 김치양역의 김석훈, 강조역의 최재성, 목종역은 이인, 유행간역은 박지우가 맡았으며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