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대니스 걸>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릴리 엘베'의 삶


릴리 엘베 Lili Elbe 1882


■ 릴리 엘베의 삶


남성의 육신으로 태어나 에이나르 베게너(Einar Wegener)라는 이름을 부여 받는다. 그는 덴마크 왕립 예술학교에 다니던 중 게르다 괴틀립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화가였던 부인의 모델이 사고로 못 나오자 권유로 릴리 엘베는 여장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여자 옷을 입은 자신에게 편안함을 느낀 후 여장을 즐겨하게 되었으며 아내와는 자매처럼 지냈다. 이후 여장할 때는 릴리 엘베라는 이름을 썼다.


1930년부터 1931년에 걸쳐 독일로 건너가 총 5번의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첫 수술에서 음낭과 고환을 제거했다.(거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시행되어 왔다.) 두번째 수술에서 음경의 제거와 난소의 이식이 시작되었다. (난소는 26세의 어느 여성으로부터 제공받았다) 하지만 거부반응으로 인해 세번째, 네번째 수술에서 해당 난소는 제거되었고 다섯번째 수술에서 난소와 자궁이 성공적으로 이식되어 그녀가 49세 되던 해에 온전한 여성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수술 거부반응으로 인해 결국 사망하게 되었다.


그녀의 성전환 수술이 언론에 알려지며 릴리 엘베와 그녀의 와이프 게르다 괴틀립은 국가로부터 강제 이혼을 당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게르다 괴틀립은 끝까지 릴리 엘베의 성전환 과정을 지지해 주었다. 이혼 후 릴리는 자신을 수술해 준 의사와 교제했으며 게르다도 이혼 후 이탈리아 외교관과 재혼하여 모로코로 떠나게 된다.  



■ 세계 최초의 MTF 트랜스젠더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한 <대니쉬 걸>


내 생각에 철저히 이성애주의적 시각으로 제작 된 각본 같았다. 성전환을 갈망하는 릴리 엘베는 굉장히 독단적이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인간으로 그려내고 그녀의 와이프 게르다 괴틀립은 자애롭고 헌신적인 '엄마'와 같이 그려낸다. '퀴어'영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나는 영화를 보며 <세상에 내 남편이 게이라니?>라는 고급진 버전의 사랑과 전쟁을 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어로서 이 영화를 감명깊게 볼 수 있었던 요소는 '에디 레드메인(릴리 엘베 역할)'의 신들린 연기 때문이었다. 다중인격인가 싶었을 정도..


영화에선 릴리 엘베가 두번째 수술만에 과다출혈과 후유증으로 와이프 게르다 괴틀립 곁에서 앓다 죽는 것으로 각색되었다.


당시, 릴리 엘베의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남자가 여자가 되어 다시 시집간 이상한 이야기>



에이나르 베게너(좌) 릴리 엘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