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보수 게이들의 편견을 깨주는 기득권 진보 퀴어 '톰 포드'


톰포드 Tom Ford, 1961, 디자이너, 영화감독


■ 디자이너로서


뉴욕대를 입학하여 미술사를 전공 1년만에 중퇴, 모델로서 활동 후 파슨스 더 뉴스쿨 포 디자인에서 1986년까지 실내 구조를 배웠다. 그 뒤에 디자이너로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다. 그는 1990년에 밀라노로 이동해 구찌 여성 부문의 디자인을 담당하게 된다. 1994년부터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 1999년 입생로랑이 구찌로 인수된 이후에 두 브랜드를 포함한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매김 한다.


그의 화려한 커리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구찌에서 화려한 전적을 남긴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그가 활동하던 당시 1995~1996년사이 구찌의 판매량은 90% 증가했다. 2004년 구찌 그룹의 시가 총액은 100억불에 도달했으며, 실적 뿐만 아니라 20세기 말 톰 포드는 압도적인 세계 최정상의 디자이너로 군림했다. 톰 포드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구찌를 퇴사하게 되고, 톰 포드가 맡았던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구찌는 4명을 전문가를 고용했다고 한다.


톰 포드는 구찌에서 활동할 당시 섹스코드를 이용하여 자극적이지만 천박해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한다.(아마 퀴어 애즈 포크에서 나오는 마성의 게이 '브라이언 키니' 역할은 아마 톰 포드에게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러한 에로틱 이미지는 큰 홍보 효과를 거두게 된다. 본인 또한 누드 화보를 찍었다.


구찌를 나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고 할리우드 남자 스타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로 우뚝 서게된다. 자체 제작한 선글라스와 슈즈 라인이 유명하다. 여성 의류 라인도 있지만 남성라인에 비해 조금 뒤처진 감이 있다는 평이 있다.(007의 대니얼 크레이그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뮤비에서 착용하여 화재가 됐었다고 한다.)



■ 영화 감독으로서


<싱글맨>, <녹터널 애니멀스>의 연출을 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다 나온다 ㅎ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제이크 질렌할, 로라 리니등등 ㅎ 영화도 재밌다. 팀 버튼과 같이 획기적인 미장센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톰 포드만의 감각이 묻어 나오는 장면들이 있다. 연출뿐만이 아니라 각본과 각색까지 손수하였다고 한다. 아마 '게이=예술,패션,감각,천재' 이러한 선입견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아도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톰 포드





■ 게이로서


오픈리 게이이다. 1986년(당시 리차드33세, 톰25세) 패션쇼에서 리차드 버클리(1948, 저널리스트이며 보그 기자로 시작해 편집장까지 승격한 인물)를 만나 27년간 동거를 해왔으며, 2012년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게 되엇다. 2014년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자 이 커플은 바로 결혼하였다. 


2014년 십자가 목걸이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 목걸이는 신성 모독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있었다. 모양이 성기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사진 하단첨부) 이는 고대 로마인들이 착용했던 남근 모양의 부적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 아니냐며 에스콰이어는 기사를 썼지만 톰 포드는 이 논란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1980년대 미국에 에이즈로 많은 동성애자들이 목숨을 잃는다.(2018/07/15 - [Queer] - 에이즈가 과연 게이들의 질병일까?) 톰 포드는 당시를 경험한 세대로서 친구들을 많이 잃었다고 한다. 하여 세이프 섹스와 주기적인 검진을 늘 주변과 젊은층에게 권유한다고 한다.


2016년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남자가 한 번은 삽입을 당해봐야 한다'는 발언을 하며 이슈가 된다. 뭐, 맥락은 '이성애자들을 게이화 시키겠어!'가 아닌 여성주의적 발언이었다. 그렇게 연약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경험해 보아야 여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성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두 다)이다. 그저 근육의 일부분일 뿐이다 라는 근거와 함께 ㅎ



■ 진보인사로서


톰 포드는 2017년 <더 뷰>에 출연해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절대 자기 옷을 입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몇 년 전 그녀의 옷을 만들어 달라는 제의가 왔었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그녀는 내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 내가 민주당 지지자고 힐러리에게 투표한 것을 떠나서, 내 옷은 영부인이 입기에 너무 비싸다. 영부인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혹은 영부인이 누구든, 그들은 대다수의 미국인이 살 수 있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옷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굉장히 비싸다. 우리나라의 국민 대다수가 이해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통령이나 영부인은 모든 사람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됐더라도 나는 그녀를 위해 옷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폭스 앤 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는 톰 포드에게 부탁한 적도 없다. 그녀는 톰 포드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나 역시 톰 포드의 팬이 아니다. 평생 좋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의 절친인 스티브 윈 윈 리조트 CEO도 톰 포드의 발언에 분노했다며,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톰 포드 옷을 모두 치워버리겠다"고 말했으나 원래 호텔내에 톰 포드 매장은 없었다.


■ 마무리(?)


톰 포드는 '부자는 모두 다 보수일꺼라는 편견'(한번도 그러한 부를 쌓아 보지 못했음에도), 게이들에게 진정한 사랑은 없다는 편견(한번도 진중하고 교감적인 관계를 생성해 보지 못했음에도)을 깨주는 사기캐이다. 잘생기고, 창의적이고, 감각적이고 부와 명예를 손에 쥐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사회적 약자를 지지한다. 아들과 배우자(1989년부터 장기 암투병)를 포함해 가정을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그의 섹스마케팅과 그가 연출한 영화를 통해 그가 가진 게이로서의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편견에 부합하는 돌체 & 가바나같은 캐릭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사고를 가지고 삶을 살아갈지 선택은 자신의 몫일 뿐..(하지만 넌 그런 부와 명예를 쌓아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018/12/26 - [Queer] - 벽장속 게이 & 망언 제조기, 명품 디자이너 돌체 & 가바나




<톰 보드 누드 화보>



<논란의 십자가 목걸이>



<톰 포드와 그의 배우자(암 투병 이후 많이 야위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