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라이온 킹의 '엘튼 존' 커밍아웃의 역사, 그리고 유부 게이를 혐오하는 이들에게..


엘튼 존의 커밍아웃, 그리고 유부게이를 혐오하는 이들에게


엘튼 허큘리스 존 (Elton Hercules John) 1947, 영국 가수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음반들을 발표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거머쥔, 영미 음악계의 최대 거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 팝 록 음악가다. 피아노를 기반하는 음악 위주로 작곡하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어내 끊임없는 창작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피아노를 기반한 록/팝 음악을 1950년대 로큰롤 시절 이후로 다시금 유행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록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라이온 킹의 OST를 작업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아케데미 주제가상, 음악상을 거두며 미국에서만 1700만장이 판매되었다.


팝의 황제 엘튼 존 커밍아웃의 역사.


1976년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양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하였다. 하지만 이 이후에도 그의 정체성을 가십으로 수많은 루머들이 퍼지고 있었다.


1978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양성적인 면이 있으며, 연상의 여인에게 끌린다고 인터뷰(앨범과 싱글의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짐)


1984년 여성과 결혼


1988년 이혼


1990년 게이로서 커밍아웃


2000년 <디테일즈>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양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한 이유는, 커밍아웃의 중요(필요)성을 느꼈지만, 동성애자라고 밝히는 것은 전성기에 타격이 클까봐 저지른 자신의 비겁한 과오라고 밝혔다.


이후 현재의 배우자 데이비드 퍼니시를 만나 21년간 연인사이를 유지하였으며, 9년간의 파트너쉽 관계(제도)로 지냈으며, 2014년 21년간 함께해 온 연인 데이비드 퍼니시와 동성 결혼하여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현재 엘튼 존은 자신의 이름을 딴 '엘튼 존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였으며, 최근 미국 정부와 손잡고 700만 달러(74억원) 규모의 기금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국가중 유일하게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남아공에서 동성애자와 성전환자가 HIV 관련 지원을 받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 엘튼 존은 "지금 시대에는 성 정체성이나 인종 등 어떤 것에도 상관없이 누구라도 (HIV 문제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엘튼 존 에이즈 재단>에서 제작한 TV공익 광고

"우리는 커밍아웃할 정도로 용감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콘돔을 사용할 정도로 용감합니다."


유부 게이에 대해서,


현재보다 동성애에 대해 혐오와 증오가 창궐하던 과거, 커밍아웃이 그리 쉬웠을까? 나 또한 어려서 한 최초의 커밍아웃은 "난 여자도 남자도 다 좋아"였다. 두려웠다, 나의 커밍아웃으로 인해 저 사람이 내게서 떠나갈 것이, 혹은 혐오가 되돌아 올 것이, 그들이 규정해 놓은 '정상'이라는 범주에 '동성애자'라는 죄를 가지고 있는 내가 '양성애자'라는 가면을 쓰면 조금 더 용서받기 쉽지 않을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던 때였다.


엘튼 존 역시 그렇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뒤에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수근거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근대는지 그들의 혐오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와 가슴에 비수를 찌른다. 세상은 여전히 그러하다. 특히 결혼주의가 만연하다. TV예능 <미운 오리 새끼>를 보라, 매회 얼마나 많은 압박과 강요를 출연자들에게 하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얼마나 '문제아' '비정상'으로 다뤄지고 있는지를, 이것만 보더라도 사회로부터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자라고, 살아갈 환경이 각기 다르다. 어떤이에게 독신이란 선택은 수월할 수도, 어떤이에게는 불가항력일 수도 있는 일이다. 결혼이 어떤 게이에겐 '생존'이었을 수도 있다. 각자의 나름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안하면 그만 아니야?" 말은 쉽지만 삶과 생존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유부 게이를 한 여성의 인생을 망가트린 가해자로 볼 수도 있지만, 편협한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일 수도 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시위하는 활동가를 제지하는 '의경'이 가해자가 아닌 사회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