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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공주가 되고 싶다는 봉태규의 아들, 시하


한국판 & 현실판, 어 키드 라이크 제이크 A Kid Like Jake, 2018 (2018 퀴어영화제 개막작)


TV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동국의 아들 시안이, 분홍색 여아용 한복을 입은봉태규의 아들 시하를 여자로 오해했다. 나중에 시하가 기저귀를 갈며 남자라는 사실에 시안이는 충격을 받는다. 


이에 시청자들은 분개한다. 남자답게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불만인 것이다. 세상 모든 남자 아이가 박지성, 추신수가 될 수 없다, 세상 모든 여자 아이가 심사임당이 될 수 없듯이, 나는 타고난 기능적 젠더로 인해 타고나는 '종특'에 대해서 수긍하는 편이다. 남자아이가 좀 더 활달하다거나, 여자아이가 좀 더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섬세하다던가.. 이는 기능적인 운동신경 때문일 수도, 타고난 뇌 구조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 싸잡아 남자는 모두 마초가 되어야하고, 여자는 모두 참해야한다는 편협한 사회시선이,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손가락질 받아야하는 것이 보편정서이며, 우리는 그러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봉태규는 시청자들의 무지에 아주 소신있게 의사를 밝혔다. <시하는 핑크색을 좋아하고 공주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응원하고 지지해 주려고요,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사회가 만들어 놓은 어떤 기준이 아니라 시하의 행복이니깐요:) 참고로 저도 핑크색 좋아합니다. 그래도 애가 둘이네요.....:)>



봉태규가 이렇게 똑똑하고 멋있는 사람인줄 몰랐다. 한국 사회 보편 정서는 '여성성'은 여성의 것, 남성이 '여성성'을 갖추고 있다면 '변태' 혹은 '호모'라고 의심하고 추측한다. 그렇기에 '아이를 똑바로 키워라'라는 값싼 충고를 하는 것이다. 아이가 '비정상'으로 자라고 있으니 보편 정서에 맞추어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라는 것이다. 웃기는 일이다. 하지만 봉태규는 아이의 행복과 정체성이 어떻든 자신의 아이를 지지함을 표하며 동시에, '여성성'이 여성만의 고유성이라는 무지에 펀치를 날리고 있다. "나 또한 핑크색을 좋아하지만 애가 둘이야!" 



'보기에 좋다'


봉태규의 소신 발언에 숟가락 얹으려는 오지랖퍼들(똑같이 무지하지만 예의는 있는) <한 때야~>, <애기라 그래, 더 크면 괜찮아져>, <학교 입학하면 남자답게 변할꺼야>라고들 말한다. 만약, 아이가 더 자라서 게이 혹은 트랜스젠더라고 한다면? 그때는 이 사람들 역시 '부모가 아이를 잘 못키워서 그래'로 돌아설 사람들이다. <동성애를 존중하지만 차별금지법은 반대합니다><난 페미니스트이지만 여자들이 길거리에서 담배 피는건 좀..> 


[Queer] - [퀴어영화] 2018, 퀴어영화제 개막작 리뷰 [어 키드 라이크 제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