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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동성애와 이성애가 공존하는 사회 보노보 원숭이


아프리카 콩고의 보노보 원숭이


●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 한가운데서 20세기에 마지막으로 발견


● 인간과 98%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영장류이다.


● 235종의 영장류 가운데 남녀가 서로 마주 보고 성 행위를 하는 것도 인간과 보노보뿐


● 머리 가리마가 있는 유일한 유인원입니다.


●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Sex)을 번식, 종족보존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야생동물입니다.


● 영장류 중에서 서로 죽이지 않는, 살해행동이 없는 유일한 종입니다.


● 우리인류의 선사시대에 존재했었던 모계사회를 이루고 삽니다


● 보노보는 남녀는 물론 남-남, 여-여, 어른-청소년 등 어떤 조합으로도 섹스를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 하지만 새끼는 아주 드물게 5∼6년에 한 마리씩만 낳는다. 사람의 특징인 섹스와 생식의 분리가 보노보에게서도 나타난다.




보노보는 아주 쉽게 성적으로 흥분한다. 먹이를 가져다주면 수컷은 성기가 선다. 음식이 오기도 전에 보노보들은 서로 상대방을 섹스에 초대한다. 수컷은 암컷을 암컷은 수컷이나 암컷을 초대한다. 또 사슴을 잡았거나 익은 무화과가 많은 숲을 발견해도 이들은 5∼10분 동안 섹스를 하고 난 뒤 음식을 먹는다. 음식을 둘러싼 쟁탈전을 피하기 위해 섹스를 통해 먼저 돈독한 분위기를 만들고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 것이다.


프란스 드 발 박사는 “보노보 사회의 섹스는 호색이나 에로틱으로 해석되기 쉽지만, 나는 일상적인 애정 표현과 같은 일종의 사교적 행위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본다. 실제 보노보의 성 행위는 빈번하지만 성기 삽입 시간이 13초에 불과해 사람의 기준에 비하면 매우 짧다.


보노보 사회의 결속력은 암컷 사이의 결합에서 온다. 암컷들은 어떤 수컷이 특정 암컷을 괴롭히면 뭉쳐서 수컷을 쫓아낸다. 반면 수컷은 암컷에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없다. 집단 내에서 어린 수컷의 지위도 보통 자기 엄마의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수컷은 평생 엄마와 아주 가깝게 지낸다.



침팬지가 상당히 공격성향이 강하다면, 보노보 원숭이는 평화적 성향이 강해서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열은 존재하지만 평등과 평화가 사회의 기본 원리로 유지되는 이 보노보 사회는 평등과 평화에 대한 기존의 모든 인간학적 사유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예를 들어 원숭이들의 경우 대장 원숭이가 바뀌면 이전의 대장 원숭이의 모든 새끼들을 죽여버리지만(이것은 코소보라든가 콩고 내전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에게서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보노보 사회에서는 이러한 ‘유아 살해’를 찾아볼 수 없다. 또 늙거나 병든 동료, 또는 다른 장애를 가진 동료를 내팽개치거나 적자 생존의 냉엄한 자연 법칙에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보듬고 배려하는 이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누구나가 코가 찡해올 것이다. 처음 이사온 늙은 보노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자 젊은 보노보들이 친절하게 그의 손을 끌고 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즐거웁다. 또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보자.


한 학자가 보노보를 대상으로 녀석이 글자판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가리키면 그 음식을 갖다주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함께 있던 다른 보노보 두 마리에게는 다이어트를 시키고 있는 중이었고 실험 대상인 판바니샤에게 음식을 줄 때마다 이 두 녀석은 온갖 난리를 떨었다.그런데 어느날 판바니샤가 주스를 갖다달라고 하더니 동료 보노보를 손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그 학자가 “이 주스를 쟤들에게 주고 싶니?”라고 묻자 녀석을 그들이 있는 곳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소리를 질렀다. 마치 자기가 먹는 맛있는 먹이를 동료들에게 주고 싶어하는 것처럼. 이 밖에도 보노보가 다른 존재를 배려하고 이해한다는 인상을 주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보노보 사회가 힘과 완력, 폭력, 도구를 중심으로 하는 대부분의 다른 영장류 사회에서처럼 수컷 우위 사회가 아니라 친밀성, 상호 배려, 함께 살기의 대가인 암컷 중심 사회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페미니즘의 새로운 모델을 찾는 여성학계에서 이들에 주목하는 이유 또한 이때문일 것이다. 보노보 사회는 성, 사랑, 에로티시즘, 결혼, 출산 등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모든 인류학적 가설과는 또다른 모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다윈이 갈라파고스라는 지구의 한 섬에서 거북이 등을 보고 진화론을 구상했듯이 이제 많은 학자들은 아프리카의 육지에 있는 또 다른 섬에서 사는 이들 보노보를 통해 진화론과는 전혀 다른 인간 이해의 방식을 혁명적으로 제시한다. ‘사랑, 평등, 평화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보노보는 ‘약육강식’, ‘적자생존’ ‘도구를 만드는 동물’, ‘수컷 지배’ ‘집단간 전쟁’ 등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동물의 본능’처럼 설명해온 거의 모든 가설을 재검토하거나 부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동성애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하는 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