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Queer

[퀴어영화리뷰] I Killed My Mother


"You can't love your mother while it is impossible not to love her"


천재라던데, 배움이 부족한 나로선 카메라 워크든 시각적 효과든 연출이든 잘 모르기 때문에 천재인지는 잘 모르겠다. 오픈리 게이 자비에 돌란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자전적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모자지간의 애증 설킨 이야기.


모순,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관계, 한국 정서중 '밥 먹는 것도 꼴보기 싫어졌다면 오만정이 다 떨어진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오해영이 이 한마디에 군소리 없이 이별을 받아들인다.) 영화의 주인공 후베는 엄마의 밥 먹는 것이 꼴보기 싫다, 차림새, 말투, 성격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맘에 들지 않는다. 한 공간에서 함께 숨쉬는 것 조차 짜증이 난다. 나는 생각했다, 저들 사이에 무슨 나름의 '역사'가 있었나? 하지만 끝까지 '역사'는 나오지 않는다. 프랑스 영화처럼 아주 지루하고 일상적으로 흘러간다. 열 여섯 나이의 아이의 증오는 본인의 죽음으로 어미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지경까지 다다른다.


영화에서 후베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5초든, 5분이든, 5년이든 당신의 부모를 증오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천륜이라던가? 쉬이 인정하기 힘든 감정일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감정에 대해 학습하며 자라기 마련이다. 효심 역시 학습되는 감정중에 하나이며, 자애로운 부모의 역할 역시 부모에게 강요되는 감정이다. 우리나라엔 미운 네살, 죽이고 싶은 일곱살이란 말이 있다. 아이에게 혼신의 힘을 다한 짜증을 내 본 적이 있는가? 그 후 죄책감에 시달려 본 적이 있는가? 부모 자식간의 증오와 혐오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감정인 것이다.



'사춘기의 방황'으로 치부하기에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은 너무나 섬세하고, 깊다. 주인공 후베는 '소통'을 갈구한다. 소통이 차단 되었던 것이 엄마의 (아이를 무시하는)태도 때문인지,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서 바쁘고 고단한 환경 때문이었는지, 그 외에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아이는 계속 소통을 요구한다. 아마, 그들의 소통이 단절 되지 않았다면 후베의 정체성을 후베의 남친 엄마에게 전해 듣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을 수도..


[Queer] - 칸에서 인정받은 게이, 감독이자 배우 자비에 돌란


[영화리뷰] 모자간 사랑의 재정립, 자비에 둘란의 <마미> 리뷰 



도움이 되셨다면, ♡클릭 부탁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