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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

불편한 나체 행위 예술가, <흑표범>과 여성주의 그리고 퀴어축제 노출 퍼포먼스(?)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 OFF℃에서 흑표범님을 처음 보았다, 그의 작품에서 그의 육신은 한낱 고기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녀는 나체로 자신의 육체에 과녁을 그려넣는다. 그녀는 때로 퍼포먼스를 하며 스스로 타겟이 되어 계란을 맞기도 하고, 목욕을 하며 자신의 신체의 과녁을 지워나가기도 한다.


왜 그녀가 불편한가? 우선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노출은 엄격히 금기 되어온 규율이다. 게다가 그녀의 몸에는 심지어 과녁까지 그려져 있다. 아마 여성의 육체로 살아오는 것은 언제나 무언가의 '대상'의 연속일 것이다. 성의 노리개로서, 혹은 자애로운 헌신의 대상으로서, 늘 도마위에 올라갈 것이다. 흑표범님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과녁에 계란을 던지게 한다. 이는 자신의 예술이 외설로 야유 받으며 감내해야 했던 공격 또는 부여받은 '여성성'으로 인해 받아왔던 차별과 억압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여튼, 그의 작품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직접적이다.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그의 메세지는 굉장히 직관적이다. 예로 그녀의 작업중 <정오의 목욕>은 굉장한 이슈가 되었었다. 과녁이 그려진 고깃덩어리 육신을 씻어내면 씻어낼수록 사람들이 보기 불편해 하는 여성의 나체가 드러난다. 작가는 과녁을 지워냄으로서 치유의 과정으로 표현해 내지만 무지하거나 편협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프르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작가의 몸은 굉장히 섹슈얼하다. 그렇기에 더 섹슈얼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그녀의 퍼포먼스는 직접적이고 직설적인만큼 전달이 빠르며, 자극적이다. 또한 작품내의 불편한 지점들은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적합하게 연결되어 있어 납득이 간다. 간혹 현대 미술에서 하얀 캔버스에 검은 점 하나 찍어 놓은채 <무제>라는 제목을 다는 그런식의 예술, 혹은 시덥잖은 미장센을 개연성없이 한대 모아놓고 화려하게 말만 늘어놓는 예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낸ㅅㄹ?) 기승전결이 없는 이야기에 스스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 전달한단 말인가?  


예술가와 비교하는게 말이 안되기는 하지만, 워마드든 페미니즘이든 퀴어축제든 좀 센스있게, 메세지는 분명하게, 선입견과 고루한 관습을 무너뜨리고 싶다면 보다 더 '의미'를 담아... 그렇게 좀 '멋있게'.........ㅜㅜ



2017년도 퀴어축제 노출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이다..우연히, 해당 사진의 주인공(?)의 후기글을 보았는데 


<외적으로도 전례없는 시도였고, 동시에 커뮤니티 안에 만연해 있던 강박증의 실체를 직면할수 있었던. 당시 나는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홍석천이 쌓아놓은 좋은 이미지 다 망쳐놓는다'라느니, '혐오세력들이 심어놓은 프락치 아니냐'라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 들었을때 어땠냐고? 물론 기분이야 좋지 않았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통쾌했다. 이 퍼포먼스의 의도는 우리 내부에 만연한 여러 강박증을 고발하는 것이었다. '일반들이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라느니, '좋은 게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라느니 하는 것들. 이런 강박증에 사로잡혀 그동안 우리는 일상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삶을 일일이 검열하고, 자신이 소수자이면서 또 다른 소수자를 심지어 일반들보다 더 배척해오지 않았던가. 당시 나는 이러한 강박증에 경종을 울릴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고, 그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툴을 생각했다. 그리고 진짜 했지 뭐. 그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불편함을 이끌어냈다는 거,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 퍼포먼스는 성공이었다.>


성소수자의 깨끗하고 나이스한 면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소수자임에도 소수를 차별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에는 동의한다. 자, 노출해서 게이 사회내에서 불편해 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래서 그 다음은? 이 분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보며 '성공'했다 만족을 느낀다. 누구를 위한? 성공인가? 문제의식을 수면위로 끄집어 내지 않고 그저 불편함만을 수면위로 끌어낸 채, 소수자들의 강박을 확인만 하고 싶었던 것인가? 저 행태를 혐오하던 게이들중 저 퍼포먼스(?)의 의도를 이해하는 사람은 1%도 안될 것이다. 맥락은 <'이런' 게이도 있어, '이런' 게이도 존중받아 마땅해>이지만, <'저런'게 역시 게이구나...> 라는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것이 저 퍼포머의 의도인가? 도대체 본인 이외에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무엇을 고발한다는 것인가? 행위를 통해 무언가를 고발하고 싶었으면 주제 의식이 함께 공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워마드와 다를 바 없다. 사회적 타협이란 없다. 자신의 '소신'만 생각하는 이기적 사고이다, 자기가 알고있는 것만이 답이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단을 올곧게 밀어부친다. 혜화역 시위 <불편한 용기>는 오는 8월 4일 혜화역 4차 시위를 예고했다. 여성 문제를 흙탕물을 일으키며 수면위로 끄집어 올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효과와 후폭풍은 어찌 할 것인가? 지각없는 일반인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안좋은 선입견과 공포를 심어주는 것은 '운동'인가 '폭력'인가? 


제발 좀, 평화적으로 센스있고 아름답게, 그게 게이의 특장점 아닌가? 밝고 유쾌한 '게이'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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